hiyo box, 두 번째 일기

영화를 봤다. 그 사이 본 건 <들개>, <스파이>, <아무르>, <롱레그스> 그리고 <전, 란>

한 달에 한 편 보기도 지지부진하더니 어쩐지 '영화 시기'가 와서 술술 보고 있음 ㅋㅋㅋ

나는 창작욕을 주로 영화에서 얻는 편인데, 좋은 책을 읽는 것보다 좋은 영화를 봤을 때 나...도! 나도 뭔가 그려야겠어! 라는 힘을 얻는 것 같다.

다섯 영화 전부 쓰레기...까지는 아닌데 이것저것 배울 부분이(?) 많았던 것 같네요.

특히 스파이는 웃기려면 이정도 황당함은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음...

다섯 영화 중 가장 좋았던 영화를 꼽으라면 <아무르>. 영혼을 파괴당하는 기분을 느꼈다...

미카엘 하네케는 숨막히는 롱테이크 연출로 사람을 엄청 불편하게 하는데에 도가 텄는데,

<퍼니 게임>에서는 고정된 카메라 내에서 아들을 잃고 넋이 나갔다 오열하는 어머니의 씬이 무려 1분간 이어진다.

만화에서는 1분간의 정지화면에서 오는 숨막힘을 이만큼 표현하기는 다소 어려워서... (이 불편감은 무음의 영향도 있기 때문에)

고정된 뷰에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연출은 <불새> 3권에 가깝게 연출되지 않을까 합니다.

노션을 사용한지 3년 정도가 되어가고 있다...

필요한 일정 페이지 및 레퍼런스 모음을 한 장에 정리하고 있는데,

아래와 같이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 리뷰 인사이트, 간단한 메모, 일정으로 파트가 나뉘어져 있다.

예전에는 독서를 끝내면 혼자 정리하고 끝내버렸는데, 최근에는 독서록을 쓰면서 기록을 병행하게 되었다.

(덕분에 다 읽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좀 길어졌음)

참 어려운 책도 열심히 읽었다;;

당연하지만 소설도 있는데 소설은 기록해가면서 읽는 것이 아니라 인상깊은 구절만 몇 개 옮기고 말기 때문에

(그리고 베껴적는 것이 크게 유의미한 형태의 매체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인문서에 비해 다소 길이가 짧다.

가끔 열어서 살펴 보면 학창시절 가장 소중한 요점노트를 열어보는 것처럼 마음이 풍족하다.

그냥 노트보다 찾아보거나 골라보기 편한 하이퍼링크형태라는 것도 좋은 강점인듯.

오타쿠 소재 메모는 1-3장 내로 끝내거나 의무감이 없지만 해보고 싶은 소재를 쪼끔씩 기록해 보았다.

오래 묵혀가는 모습이 좋지 않아서 어제 츤-능글 스펙트럼을 그려서 올렸슴... 차츰차츰 하나씩 소진해 볼듯.

자그마치 1달정도 내 DM창에서 썩어갔던 소재인 스펙트럼... 희생양은 이한 아저씨 ㅠㅠ

묵혀둔 소재라고 하니 창작-만화에 대한 기획은 항상 하고 있는데...

을한이라고 선수님과 함께 만든 캐릭터 이야기는 제대로 시작하고 매듭짓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을한은 사실 내가 4년전쯤에 아예 창작만화로 만드려고 했던 기획을 가져와서 캐디와 디테일한 설정을 선수님과 나눠짠 캐릭터들이다.

여름이라는 여자친구와 사귀던 불안정애착 여소한은 여자친구의 죽음 이후 가을이라는 남자애들 만난다.

여름과 가을은 서로 쌍둥이고, 전혀 닮지 않았다. 가을이 웃으면서 "누나가 잘 부탁한다고 했어요."라고 말하고...

두 쌍둥이는 아무 것도 닮지 않았지만 취향 만큼은 닮았다~는 이야기. 챕터는 5-6개 정도로, 1챕터당 30-40페이지, 챕터가 완성될 때마다 트위터에 게시할까 함...

스토리라인을 구체적으로 짜진 않았는데 기획 자체는 챕터마다 닮은 구석을 하나씩 찾아가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늘 그렇듯 1챕터부터 그려놓고 후에 수습하고 보강하며 만질 것 같다. ㅎㅎ

친구들끼리 나눠 갖는 단행본을 생각하고 있는데, 챕터마다 선수님께 흑백 일러스트를 뜯어서 도비라를 만들고 싶음...

25년에 2챕터는 나올 수 있나? 아무튼 지금 있는 일정을 한번 갈음하고 세팅해야할 듯 싶다.

새로운 장편 기획을 하는 일은... 굉장히 부담스러우면서 긴장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그러는 것 같기도...

항상 그딴 건 니가 그려야 돼, 하며 살았으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집중해 보아야겠다...

기대해 줘~.

아, 맞다.

보이드 출발함!!

두 번째 일기